전세 누수 수리비 — 배관이 낡아서 샜다면 집주인 몫이에요

📅 2026년 8월 기준 · 제도와 금액은 수시로 바뀌어요

천장에서 물이 샙니다. 누수를 알리려고 집주인에게 연락했더니 이런 답이 옵니다. 「살면서 그렇게 된 거 아니냐」고요.

이 말에 물러설 필요는 없어요.

배관이 낡아서 샌 거라면 수리비는 집주인 몫입니다. 민법이 임대인에게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할 의무」를 지우고 있거든요. 세입자가 부담하는 건 형광등 갈기 같은 소규모 수선까지예요.

집주인은 어디까지 고쳐 줘야 하나요?

민법 제623조가 임대인의 의무를 정합니다. 목적물을 인도하고, 계약이 이어지는 동안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예요.

집을 빌려준 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뜻이죠. 사는 동안 살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 줄 책임이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계약서에 따로 적지 않아도 법이 지우는 의무고요.

사소한 고장과 큰 하자는 어떻게 갈리나요?

모든 고장을 집주인이 고쳐야 하는 건 아닙니다. 대법원이 그 경계를 그어 뒀어요(대법원 2004다2151·2168 판결).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것이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고치지 않으면 계약한 목적대로 쓸 수 없는 정도라면 임대인이 부담하죠.

물이 새는 집에서 정상적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배관 노후나 방수 불량이 원인인 누수는 대개 임대인 부담으로 가요. 반대로 내 부주의가 원인이면 그 결과는 내가 집니다.

누수는 어느 칸에 들어가나요?

판례 문구만으로는 내 경우가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죠. 정부가 실제 항목으로 풀어 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부담 주체 해당 항목
임대인 벽의 균열, 보일러 고장·파손, 화장실 배관 하자, 주방 수도관 파손, 누수·결로로 인한 하자
임차인 문·잠금장치 파손, 형광등 교체 같은 소규모 수선

누수가 임대인 항목에 그대로 들어가 있어요. 임차인 칸에 적힌 것은 「파손」입니다. 낡아서 저절로 고장 난 경우는 다시 위의 갈림길로 돌아가요.

관리비로 빠져나가는 장기수선충당금도 짚어 둘 만합니다. 엘리베이터 교체나 외벽 수리에 쓰는 돈이라 원래 집주인 몫이라, 이사 나갈 때 돌려받을 수 있어요.

곰팡이·결로는 누구 책임일까요?

결로는 세입자 탓으로 몰리기 쉬운 항목입니다. 환기를 안 해서 그렇다는 말이 흔히 나오죠.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고요.

곰팡이는 결로의 결과로 따라옵니다. 원인이 단열이면 곰팡이도 같은 칸에 들어가요.

그리고 위 자료는 「누수 및 결로로 인한 하자」를 한 묶음으로 임대인 부담에 넣습니다. 단열이나 방수가 부실하면 그건 구조의 문제입니다.

「수리비는 임차인 부담」 특약이 있으면요?

계약서에 그렇게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특약 자체는 유효해요.

다만 넘길 수 있는 범위가 정해져 있습니다. 대법원은 면제되는 것을 통상 생길 수 있는 파손 정도의 소규모 수선으로 한정했어요(대법원 94다34692·34708 판결).

건물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이나 기본적 설비 교체는 임대인 몫입니다.

국토부 자료도 같은 말을 합니다. 특약이 있더라도 주요 설비 수리비는 임대인 부담이 원칙이라고요. 계약서 한 줄로 배관까지 넘길 수는 없다는 뜻이죠.

집주인이 끝까지 안 고쳐주면요?

연락해도 움직이지 않을 때가 문제죠. 민법에 길이 열려 있습니다.

  1. 수리해 달라고 임대인에게 알린다 —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2. 그래도 안 고치면 내 돈으로 수리한다
  3. 영수증을 갖춰 필요비로 임대인에게 청구한다

1단계는 권유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민법 제634조가 수리할 필요가 생기면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알리도록 정해요. 알리지 않고 두다가 피해가 커지면 그 몫은 임차인에게 돌아옵니다.

사진과 날짜가 남아 있으면 원인 다툼이 짧아져요. 입주할 때 무엇을 어떻게 찍어 둬야 하는지는 입주 전 하자 체크리스트에 정리해 뒀습니다.

민법 제626조 제1항에 따라 보존에 필요한 비용은 지출한 즉시 청구할 수 있어요. 계약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집을 더 좋게 만드는 유익비는 다릅니다. 그쪽은 계약 종료 시에, 가치 증가분이 남아 있을 때만 받을 수 있죠. 누수 수리는 유익비가 아니라 필요비입니다.

그동안 월세를 다 내야 하나요?

수리가 계속 미뤄지면 선택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민법 제627조가 그 길을 열어 둡니다.

내 과실 없이 집의 일부를 쓸 수 없게 됐다면 그 비율만큼 차임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남은 부분만으로 임차 목적을 이룰 수 없다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고요.

계약을 끝낼 근거가 생긴다는 뜻입니다. 보증금을 돌려받는 절차는 그다음 문제로 남아요.

위층에서 내려온 물이면 누구에게 말하나요?

손해를 물어내라고 할 상대는 위층입니다. 민법 제758조가 점유자에게 1차 책임을 지우거든요.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그때 소유자가 책임을 집니다.

그렇다고 내 집주인이 빠지는 건 아니에요. 집을 살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릴 의무는 여전히 임대인에게 있습니다.

원인이 공용배관인지 위층 전유부분인지 모를 때도 있죠. 그럴 때 집합건물법 제6조는 그 흠이 공용부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